자기개발·취미/역사와 민족

창패함을 모르는 인간들

화려한 飛上 2011. 7. 30. 12:40

 

 

아무리 격투기 여자 챔피언이라고 해도 일반인들도 아니고 격투를 수년간 훈련한 인간들이 지들은 모리를 보호하기 위한 장비까지 착용을 하고 3명이 교대로 여자와 저렇게 격투를 할 생각을 했는지...

 

“분노를 느낀다!”

임수정 일본방송 논란의 동영상을 본 한 누리꾼의 말이다. 어디 그 뿐이랴? 임수정 일본방송 내용을 지켜본 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이었으리라. 물론 이것은 한국인뿐만 아니라 양식을 가진 이라면 세상 그 누구도 똑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가슴 밑바닥에는 공통적으로 페어플레이 정신을 갖고 있는 까닭이다. 특히 이 경기로 인해 임수정은 전치8주의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임수정 일본방송이 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지 그 전말과 문제점을 들여다보자.

 

 

 

이종격투기 K-1에 한국 여성 최초로 도전하며 이름을 날리고 있는 임수정은 최근 일본 지상파 방송인 TBS 예능프로그램 '불꽃체육회 TV 2001'에 출연, 일본 남자 코미디언 3명과 불꽃 대결을 펼쳤다. 이 프로그램은 여자 스포츠 스타와 남자 코미디언들이 실전을 방불케 하는 대결을 벌이는 쇼다. 이날 경기방식은 간단하다. 임수정이 일본 개그맨 3명과 각각 1라운드씩 총 3라운드를 펼치는 방식이다. 1라운드에 2회 다운되면 패하는 것이고 3라운드까지 기권이나 다운 당해 패하는 이가 없으면 최종 판정으로 승부를 가린다.

이날 일본방송은 임수정을 ‘한국여성격투계의 김연아’, ‘한국 뷰티 허리케인’, ‘한국 무예타이의 여왕’이라는 화려한 수사를 동원하며 한껏 띄워 올렸다. 링 위에 오른 임수정이 경기 직전 인터뷰에서 “죄송하게 생각 될 듯하다”는 말을 하자 진행자들은 그녀가 일본 개그맨 3인에게 강한 전의를 불태우는 것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 그 논란의 전말 = 그리고 경기는 시작됐다. 하지만 임수정은 1라운드에서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경기 시작 8초 만에 상대의 킥을 연달아 맞고 다운을 당하기도 했다. 힘겹게 1라운드를 마친 임수정은 이미 체력이 많이 소진한 상태였으며 이후 2, 3라운드에서 사력을 다해 선전했으나 경기가 끝난 직후 거의 탈진한 모습이 생생히 화면을 통해 전달됐다. 임수정 일본방송 동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국내에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일제히 분노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임수정 소속사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사전 미팅 시 이야기와는 전혀 달랐다고 한다. 그냥 쇼일 뿐이라고 전해 들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 최근 다리 부상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마음을 참가했다는 것. 임수정이 남자선수와는 달리 보호 장구인 헤드기어를 갖추지 않은 것도 이 말을 전적으로 믿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황은 임수정의 당초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우선 첫 상대인 가스카 도시아키(32)는 한마디로 건장한 남성이었다. 그의 스포츠 경력을 듣게 되면 실로 기가 막히다.

# 상대는 'K1' 트라이아웃 출신 = 그는 대학 때 몸싸움이 능해야 하는 럭비 선수로 활동했으며 2007년 'K1' 트라이아웃 출전 경력을 갖고 있는 준 프로의 인물이다. 임수정보다 체중이 30kg이 더 나가는데다 신장도 크고 팔도 길다. 아무리 임수정이 날고기는 파이터라고 하더라도 이 남성을 상대로 이기는 것이 진정 가능할까? 하물며 임수정은 부상 중이었다. 임수정이 절정의 컨디션이더라도 가스카 도시아키와는 일대일로 붙어도 쉽지 않은 상대일 수 있는 것이다.

# 남녀 성대결의 진실 =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세계에서 최강 소리를 듣는 여자 핸드볼이나 여자 하키 대표 팀의 경우 체격조건이 월등한 유럽 선수들과의 게임에 대비한 실전 훈련 상대는 대부분 남자중학교 팀들이다. 그만큼 아무리 대표팀이라도 체격과 체력을 당해내 재간이 없다는 얘기다. 격투기 성대결은 더할 나위 없다. 일반인도 아닌 준 프로의 선수를, 그것도 체급을 무시한 채 갖다 붙여놓으면 공정한 게임의 룰에서 어긋나는 것은 아닐까? 더욱이 임수정은 단지 쇼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참여한 데 비해 남자선수들은 특훈까지 받아가며 독을 품고 달려들었다고 하니 일본방송의 지적 수준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임수정은 이런 돌발 상황에 화가 나 촬영을 그만둘까 고민하기도 했으나 중간에 경기를 그만두면 더 큰 상처를 입게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끝까지 경기에 임했다고 한다. 사실 임수정은 이런 난적을 상대로 분투했다. 또 그녀는 부상에서 회복되면 다시 한 번 경기를 펼치고 싶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원래 다리 부상에 시달려왔던 임수정은 이날 경기로 왼쪽 정강이 안쪽 부분 근육이 파열되는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수정 일본방송 논란은 일본방송의 수준에 한심함을 표하게 하는 동시에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맞서 싸운 한 여전사의 눈물겨운 도전에 박수를 치게 만든다.

정우섭기자 - 출처 : 비타민뉴스(http://www.healthmedi.net/news/articleView.html?idxno=24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