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기가 아름다운 여자


향기가 아름다운 여자는
속 마음도 겉마음도 온화합니다, 차분합니다
보도블록 걸어 갈 때
치맛단 팔락이게 하는 바람 한 점이라도
부끄러움이라 했을
어깨 위 피여오른 자신의 향기
숨기고픈 수줍음은
바닥만 쳐다보고 걸어요
또닥또닥 내 딛는 걸음걸음 마다
살폿이 앉아있는 하양나비처럼
다소곳 할 뿐입니다


이 세상 존재하는
아름다운 꽃의 겉 모양새는
저마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죠
허나 그 아름다움이
속 마음까지 아름다울 순 없겠지요


청초한 여인의 눈망울은
진실한 마음이 배여있는 듯 윤이나서
선선한 순결 같아 보이니
그 모습은 청순함입니다


아름다운 여자 향기를 지닌 사람이
가을 벤치에서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다면
그것은 때 묻지 않은 신비라서
어쩌다 쳐 들어 보는 은유스런 고갯짓은
동행하고픈 시선을 사로잡아 간다지요


작은 감사의 손이라도
사사롭게 보질 않으니
동그랗게 웃어주는 표정은 감사함 자체고
여성스럽게 올라가는 입 꼬리 그 향기로움
간난아이 마저도
소박한 미소를 꺼내는데


그 해맑은 여인의 향기는
내여보이는 몸과 마음 합의일체
아름다움의 표본이라
정녕 멋진 남자들이 지켜주고픈
존경스러운 여자기에
깊은 곳 맑은 영혼은
오직 한 사람만이 열어 볼 수 있도록
자물쇠가 꼭꼭 채워져 있습니다.

2010.09.13 글/이성준

